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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졸업>, 그리고 사이먼 앤 가펑클에 대한 짧은 이야기. 가볍게 쓰는 글

이 영화를 알게 된 건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를 듣고 사이먼 앤 가펑클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The Sound Of Silence'가 이 영화에 ost로 삽입되었다는 걸 알게 되서 보게 되었다. 1967년 개봉 + 포스터에 흑백 씬이 나와있어서 이것도 흑백영화인줄 알았다. 예전에 본 스탠리 큐브릭의 'Lolita'가 1962년 개봉했늗데 그게 영화였으니... 그런데 영화를 시작하니 칼라가 나와서 오...하면서 봤다.

   작년에 이 영화를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영화를 추천해주면서 줄거리를 조금씩 말해줬는데 친구들이 다 내용이 왜이렇게 막장이냐고 하면서 안보더라. 옛날 영화를 추천해주면 사람들이 잘 안보는 것 같다. 하긴 나도 남이 추천해주는 영화 잘 안보니까 대충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아무튼 이 영화의 표면적인 줄거리는 확실히 막장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스포다)

1. 명문대를 졸업한 벤자민(더스틴 호프만 역), 공부도 잘함.
2. 대학 졸업 기념 홈파티에서 부모님의 지인인 로빈슨 부인(앤 밴크로프트 역)을 만남.
3. 로빈슨 부인이 벤자민을 유혹해버림. 거기에 빠져든 벤자민.
4. 지방에서 대학다니던 로빈슨 부인의 딸 일레인(캐서린 로스 역)이 돌아오게 됨.
5. 아무것도 모르는 로빈슨 부인의 남편이 벤자민에게 자기 딸 한번 만나보라고 함.
6. 벤자민이 일레인과 잘 되자 로빈슨 부인이 부들부들.
7. 결국 자기 딸한테 내가 너 남친이랑 사귄다고 말해버리면서 자기는 어쩔수 없었다고함. 개판됨
8. 결국 개판되고 일레인은 다른 남자와 약혼하고 결혼날짜 잡음.
9. 마지막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일레인과 벤자민. 벤자민은 결혼식장에 난입해서 일레인을 납치함.
10. 손잡고 뛰쳐나와서 둘은 버스에 올라탄다.


간단하게 설명한 표면적인 얘기는 확실히 막장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표면적인 막장 줄거리 보다 느껴지는건 불안정함이었다. 벤자민은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앞으로 자신이 뭘 해야할 지에 대한 인생의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그 때 로빈슨 부인의 유혹에 넘어가게 되고 벤자민은 '방황'하는 것이다. 물론 나중엔 다 떨쳐내고 일레인을 결혼식장에서 납치해 오지만 이 영화는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니다. 그냥 내 생각엔 이 영화의 엔딩은 없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즐겁게 웃으면서 버스에 올라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레인과 벤자민의 얼굴은 무표정이 된다. 도망쳤을 때의 순간의 즐거움이 끝나고 그들은 다시 현실의 불안정함과 마주했다. 버스는 언젠가 종착지에서 멈추고 둘은 내려야 한다. 그렇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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